2008년 06월 28일
로즈마리는 반응이 민첩하다. 아니, 내가 물을 주며 지켜본 식물이란 강남콩과 양상추, 그리고 한 달 동안 여행갔다 오니 도저히 수습할 수 없이 뻗어나 덩쿨을 이룬 수박 정도 - 수박열매는 보지 못하고 잎만 무성히 봤다 - 라서 식물의 변화는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느리다고 으례 짐작하는 것인가?
근래 관심 가지며 사랑하는 것은 단연 나무다. 나무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뚜렷하게 잎사귀가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건 '계절'이란 시간 뭉텅이지, 로즈마리처럼 하루 이틀이란 눈 깜짝할 정도의 시간이 아니다. 나에게 식물의 타임라인이란 500년 사는 나무처럼 길고도 길며 변하지 않는 영속성을 상징하는 것이었나 보다.
그런데 로즈마리는 밤 12시에 들어오는 내가 깜빡 잊고 물을 일주일 동안 주지 않자 시들었다. 이건 이해가 가고 참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 전까지만 해도 화분에 옮겨 심은 후 한 애는 시들시들 말라가서 결국 뽑아버리고 나머지 두 아이들이 잎도 푸르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서 기뻐하고 있었건만. 그래서 물을 주고 그 다음 밤에 보니 어머나, 홀쭉하고 얇았던 잎이 다시금 두툼하고 색이 진해진 것이 아닌가? 기뻤다.
그리고 로즈마리같은 허브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 다음 날은 보지 않았는데 오늘 밤에 로즈마리를 보니 잎이 다시 얇아 졌고 잎 끝 부분이 갈색이 된 잎사귀도 있다.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라고 들었는데 여름이라 물이 많이 필요한 건가? 그리고 살짝 궁금하다. 자연 속의 로즈마리는 어떻게 자랄까? 하루 물 안 주니까 힘이 없어지는데 비는 맨날 오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식물은 뿌리가 있어서 뿌리로 땅 속의 물을 흡수하는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역시 자연은 위대하다는 생각이 드네. 오오오
# by 엘체이 | 2008/06/28 01:36 | love | 트랙백 | 덧글(2)
2008년 06월 28일
꿈은 6월 23일 날 꿨으며 요새 잘 때 듣고 자는 명상 CD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3일 째 꾼 꿈이다. (혹시 명상 CD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이 있다면 덧글로 문의 하시길)
꿈은 이번에도 세 장면이다.
첫 번째 컷. 나는 나의 절친한 친구와 함께 유럽의 한 박물관에 있었다. 나는 그 곳이 덴마크라는 사실을 알았다. 코펜하겐 근교에 있는 궁전에 있는 박물관일 것이다. 하지만 그 곳 박물관 숍에는 몰스킨을 판다. 이는 나의 실제 기억 중 크로아티아 드브로닉에서 생애 처음 구입한 몰스킨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 같다. 비엔나의 레오나드 박물관 숍에 대한 기억도 섞여 있다. 하지만 그 곳은 레오나드 박물관이 아니다. 전면은 에곤 쉴레 특별전을 하던 비엔나의 궁전을 닮았다. 측면과 1층과 2층의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미술관을 닮았지만 그 색조는 전체적으로 하얗고 모던한 원래 색채와 달리 오렌지 색과 노란 색의 따뜻하고 감각적인 조합이었다. 그러한 현란한 색감이 주는 즐거움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난 그 곳을 이미 보았기 때문에 구경을 안 하려고 했으며 구경을 한다면 하루를 잡아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는 샹트 빼째르부르그의 유럽제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에르미주에 대한 기억임에 분명하다. 실제로 한 장면은 에르미주 박물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친구는 구경을 하고 싶어했고 그 곳에서 결국 잠까지 자게 되어 버렸다.
두 번째 컷. 다음 날, 나는 아는 남자 몇몇과 함께 귀신을 잡으러 가고 있었다. 그 때 우리들이 활기차게 지나갔던 모퉁이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째서 그 모퉁이가 기억에 남는 걸까. 도착한 곳은 영화 셋트 같은 것이 있었고 갈대가 있는 늪지대였다. 그리고 곧 강으로 이어졌다. (바다 였을지도 모른다. 굉장히 넓었다. 푸르렀다.) 나는 귀신을 볼 수 있었다. 오로지 나만 귀신을 볼 수 있었는데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광분해서 날 뛰고 있었다. 나는 귀신과 대결했다. 칼도 휘두렀는데 바람을 일으키는 소녀에 비해 나의 힘은 미약했다. 나는 나의 고등학교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내 등을 지탱해주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직접 소녀를 만질 수는 없으니 나를 뒷받침 해줘서 도와주라고 부탁했다. 실제로도 이 친구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이겼는데 그 후 기분은 악령퇴치가 아니라 사실 그 소녀가 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소녀는 강 속에서 익수된 채 방치되어 있던 시체 였다. 정확히 이긴 후 어떻게 되었는 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난 나 자신과의 대결에서 이긴 그런 상쾌함을 느꼈다.
세 번째 컷. 대결을 축하하기 위해 성으로 가서 하룻밤을 자기로 했다. 그 성의 기분은 독일 뮌헨의 영화관에서 본 영화인 'Huibuh'에 나오는 느낌이었다. 벽돌로 지어진 중세의 성. 어떤 컷은 만화 스쿠비두두에 나올 것 같은 느낌. 나는 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떠날 예정인 점잖은 영화감독과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난 마녀 스카일라 처럼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때는 캄캄한 밤이었고 성의 느낌은 고요했다. 어떻게 보면, 뉴욕의 펜트하우스 같기도 하지만 바깥 풍경은 적막한 밤이다. 밤의 푸르른 색과 성의 검은 암영, 그리고 하늘에서는 하얀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스카일라처럼 물을 외치면 물의 정령이 나타나 물병이 손에 쥐어진 것처럼 나는 눈을 맞지 않으려고 마법을 썼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자 사람이 맞지 않을 정도의 공간 범위 내에서만 눈발이 역류하는 것이다. 그 또한 아름다웠던 것 같다.
이어서 둥둥 떠다닐 수 있게까지 된 나는, 그 능력을 이용해서 나의 연인의 침실을 찾아간다. 그리고 우리는 즐겁게 놀았는데 그 애의 아버지가 무시무시한 마법사라서 걱정을 하면서 시간을 즐겼다. 침대는 커텐이 달린 커다란 나무 침대다. 그리고 벽의 전면이 모두 창이라 밤과 눈을 볼 수 있는 정말로 멋지고 큰 방이었다.
# by 엘체이 | 2008/06/28 01:25 | review | 트랙백 | 덧글(0)
2008년 06월 28일
상당히 시간이 지난 후 기록하는 것이지만,
랭보가 나의 꿈에서 철학 강의를 하는 꿈을 꿨다. 항상 랭보가 여러 가지 강의를 듣고 다니는 것이 나에게 인상적이었나 보다. 꿈은 세 가지의 장면으로 이뤄졌는데 아쉽게도 랭보가 나오는 꿈이 가장 첫 번째라 지금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두 번째 장면은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론, 철학 수업을 듣는 교실에서 만개한 꽃을 그리고 있었는데 누가 그림을 보고 "그림을 잘 그리시네요. 철학적인 사고가 엿 보여요." 이러는 걸, 내가 미소 지으면서 "그림 실력이랑 철학적 사고의 깊이는 비례하지 않아요."라고 가볍게 대답했다. 내가 했던 대사가 스스로도 인상적이어서 꿈이 깨자마자 기록해 두었다. 왠지 모르게 훈훈한 컷, 그 두 번째.
세 번째 장면은 수리 크루즈가 나왔다. 하지만 장소는 벽이 초록색인 철학 교실이었다. 그 건물의 구조는 처음 들어가면 자그마한 응접실이 있고 왼쪽에는 강의를 듣는 부모들의 아이가 놀 수 있게 공이 가득 찬 풀이었다. 수리 크루즈는 갈색 머리를 휘날리며 그 곳에서 놀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 쪽에는 강의실이 있다. 나는 수업 진행과 제반 사항을 맡은 스탭이었는데 무슨 강의였는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듣기를 원해서 교실이 이미 찼는데도 밖에서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고 있었다. 초록색 집의 바깥은 코엑스 같은 현대적인 곳이었는데 긴 줄 곳곳에는 특이한 복장의 사람들의 무리가 곳곳에 모여 있었다. 누구네는 코스프레, 누구네는 밴드..
그랬다. 그 들 중 일부는 수업이 끝난 후 벌어지는 페스티벌에 참가할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나의 임무는 그 사람들 중 교실에 들어갈 사람을 '고르는' 것이었다. 나는 일단 사람들에게 꼭 수업을 안에서 듣고 싶은 이에게 손을 들라고 했다. 그 때 한 순간 '아, 저 사람들은 수업 후 일정에 참가할 사람들이니 들여보내진 않아도 되겠다. 그냥 줄 서 있는 것이잖아?'라는 생각을 했다.
# by 엘체이 | 2008/06/28 01:07 | 記錄 | 트랙백 | 덧글(2)
2008년 06월 28일
내게 '위선적'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낼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위선이란 형상이 없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나와 '위선'은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에서야 위선이 무엇인지 정말 생생하게 체감하게 되었다. 그것도 바로 나 자신에게서 위선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껏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위선'과는 비할 데 없이 교활하고 나의 이기심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이런 것이야 말로 '위선'이라고 부르는 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전말은 다음에 쓰기로 하고, 이번 일로 나는 나의 인격적 성숙도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 지금 상태로는 언제까지나 어른인 척 하는 어린애로 남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인격적 성숙을 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나에게 인격적 성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자기 발전이든 뭐든 간에 그러한 성숙을 이뤄내면 참으로 아름다운 인간이 될 것 같다. 이를 위한 노력과 뒤따르는 즐거움이 세월이 흐른 후, 나에게 남길 자취를 생각해보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처음으로 '참으로 아름다운 인간'이란 말을 썼으며,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밤이다.
# by 엘체이 | 2008/06/28 00:55 | 人間 | 트랙백 | 덧글(1)
2008년 06월 15일
영화도 좋았지만 난 영화관 뤼미에르가 정말 좋다. 나를 위한 시간을 이 곳에서 보낼 수 있다. 영화를 보기 전, 나무로 엮은 의자에 앉아 멍하니 팜플렛 등을 보면서 그림자와 빛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다. 오늘은 늘 있으시던 할아버지가 안 계셨다. 그런고로 영화가 끝난 후에 원래 나가는 곳으로 안 나가고 사람들이 모두 들어왔던 길로 나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1관 앞에 붙어있는 패왕별희에서 장국영이 열연한 데이의 모습이 세 점 걸려있다. 참으로 아련하다고 해야 할까. 보고 영화 속 추억으로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그러한 스틸 컷이었다. 데이의 옆모습, 우미인의 분장을 검은 붓으로 그리고 데이, 데이가 항우에게 메이컵을 해주며 서로 바라보며 항우의 얼굴을 잡고 있는 컷.
더 버킷 리스트. 영화관 속에는 터보의 트위스트 킹이 흐르고 있었고 과연 제 시간에 영화가 시작될까 불안감이 드는 분위기였다. 다행스럽게 모든 광고를 생략하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 자체보다도 영화를 보고, 영화를 본 후 앤스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잡지를 보며 글을 쓰면서 보낸 일요일 오후가 좋았다. 영화와 영화관이 한 셋트. 이러니 영화에 대해서는 말을 할 필요를 못 느끼겠구나.
# by 엘체이 | 2008/06/15 23:29 | review | 트랙백 | 덧글(0)